처음 들인 고양이.
이녀석.(아래사진 빼꼼. 당시 3.5개월)
병원에서 추천해서 고양이사료의 정석. 로얄캐닌의 끈적거리고 구리구리한 녀석을 먹였다가,
나는 가난하지만 너라도 부유하게 자라다오 하는 애틋한 부모의 맘으로
멋도 모르고 "생식"을 시도하였다.
(전 로얄케닌 똥내 나는거 먹다 왔어요!)
매일마다 닭고기를 정육점에서 갈아오고 타우린가루에 생선비린내 오메가3 생선기름을
잔뜩 사놓고 해외 레시피를 구해 공부를 하고, 전자저울로 무게까지 재어가면서,
고양이 전용 영양사가 되어 급식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것도 하루 이틀... 5개월하다보니 퇴근시간과 주말은 밥만드느라 사라지고..
뒤늦은 후회를 하기 시작 했지만...
입맛이 까탈스러워 사료는 먹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입맛 초고급화 귀족고양이를
탄생시켜버리고 말았다.
(지금 당장가서 하림닭고기를 잘게 부숴 향긋한 고구마와 곁들어 가져와 닝겐!)
뒤늦게 문제를 깨달은 나는.. 3일을 굶기기도 해봤고,
시중의 모든 사료를 모아 테스트를 시작하였다.
(습식사료는 간식이므로 제외한다. 주식으로 할 경우 이빨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배제했다.)
진짜다. 농담이 아니고 시중의 좋다는 모든 사료를 조금씩 가져와서 먹였으나, 전부 실패했다.
(길냥이용 사료는 제외 - 아무리 그래도 생식하던 녀석이다. 프리미엄급 이상은 먹여주고 싶다.)
그리고 밥달라고 계속 앵앵댄다.
그때마다 간식을 조금씩 먹였는데.. 그간식은 바로 서플메이트라는 젤리형 간식이다.
이거를 아주 환장하며 먹는다.
도대체 이간식은 뭐로 만들어졌길래. 왜이리 잘쳐.. 드시는지 궁금했다.
원재료를 보다보니 제일 첫번째 써있는게 치킨수-프...
닭수프??
(닝겐 지금 그안에 들어있는 물컹하고 맛나는것을 당장 꺼내주지 않겠나?)
아!!!!!!
나는 곧바로 이 간식의 주원료가 치킨수프 사료라는 것을 알게된다.
이간식의 맛에 길들여져서, 훈련까지 가능했던 녀석이길래..
당장 인터넷 검색으로 치킨수프 키튼 사료를 구매해서 테스트를 시작한다.
요러케 생겼다
그리고 시식장면..
보이는가 이 기적을!!!
(얌냠냠냠허겁히ㅏㅁ나ㅓ러거가거ㅏ냔냠냠ㅁ냐냐냐냐냐냠냠냠)
사료 안먹는 고양이에게는 동일한 원료인 간식을 먹이자.
정확히 다시 정리면서.. 내 경우를 중간과정까지 낱낱히 밝혀둔다.
1. 서플메이트라는 젤리형간식을 간식으로 계속 준다.
2. 서플메이트를 전자렌지에 1분돌려 물로 만든뒤, 아무 사료와 먹이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요건 서플메이트만 핥짝거리고 먹고 사료는 안처먹는다 - 이걸 사료테스트와 병행함. 실패)
3. 시중에 있는 프리미엄급에서 부터 홀리스틱 사료는 다먹여본듯.
최후에 남은 치킨수프가 답일줄이야.
이게 바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들에게 분유회사들이 목숨걸고 영업하는 이유와 같다!
신생아들이 처음 먹는 그 맛에 반해.. 계속 그맛만 찾게 되는 어린 식객이 되는 원리다.
그 좋다는 모유마저 거부하는 사태가 일어난다.
덕분에 한달 반을 고생했지만.
지금은 사료를 아주 잘먹는다.
지금 사료를 잔뜩 드시고 쳐자빠져 자고 있다가 주무시다가 한컷 찍어봤다.
(어? 이게 꿈인가? 난 분명히 생식을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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